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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 불안 (1)

저는 흔히 말하는 '도파민형 인간' 입니다.

뭔가 흥미롭고 재미있어보인다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금방 불이 붙어 파헤치기에 정신 없죠.

문제는 그게 얼마 안간다는 겁니다.

덕분에 정말 얕은 잡지식만 많아집니다.

책을 읽을때도 비슷합니다.
한 권을 진득하게 읽는 법이 없습니다.

적게는 3, 4권
많게는 7, 8권을 동시에 읽죠.

덕분에 깊이 없이 그저 지식을 훑는 독서를 하게 되었습니다.

적게라도 지식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초등학생 때나 했던 '독후감'을 적어볼까합니다.

목차

  • 원인
    1. 사랑결핍
    2. 속물근성
    3. 기대
    4. 능력주의
    5. 불확실성
  • 해법
    1. 철학
    2. 예술
    3. 정치
    4. 기독교
    5. 보헤미아

이 책은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뉩니다.

'원인'과 '해법'

불안의 원인 5가지와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5가지가 주 내용이죠.

간단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소름 돋습니다.
'불안'이라는 키워드로 350페이지가 넘는 글을 쓰다니
여러 의미로 무섭습니다.

작가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을 왜 읽어야 할까?

'불안'을 해부한 350페이지짜리 논문을 왜 읽어야할까요?
이 책을 읽으면 불안을 없앨 수 있을까요?

정확히 말할 수 있습니다.

불안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치만 불안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왜 불안한지,
지금 왜 이 상태인지

이유도 모르고 맞는 것 보다는,
이유라도 알고 맞는 게 덜 억울하지 않을까요?

지금 느끼는 감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불안과 고통을 친구처럼 대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다룰 수 있게 되는 거죠.

불안의 원인

인간은 필히 불안합니다.

단정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필연적으로 저도 불안하고,
여러분도 불안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자는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5가지를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어렵죠.
그러나 핵심은 '사랑' 입니다. (1장, 사랑결핍)

사랑받지 못할까봐 우리는 불안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세상이,
나를 인정하지 않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우리는 불안합니다.

이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특징입니다.

인간은 혼자 살아남기 어려운 존재이고,
이를 위해 '관계'를 맺고 '사회'라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뇌는 자연스럽게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도록 설계되었죠.

그러나 '불안'의 수준은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습니다.

1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같은 '인간'이라는 종인데,

왜 현대의 우리는 더 불안할까요?

저자는 '사회'와 '시스템'을 지적합니다.

사회와 시스템

미국인은 많은 것을 소유했지만 이런 부에도 불구하고 계속 더 많은 것을 요구했으며,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볼 때마다 괴로워했다.

인간은 신 앞에서는 평등할지 몰라도, 이것이 현실에서 평등을 추구할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신'이 중심이던 중세에는
인간은 여러 '분류'로 나뉘었습니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신분 구조이며
'성직자', '귀족', '평민'으로

정의롭지 못하며, 평등하지 못한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현대인만큼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평민은 사는 동안 절대 '귀족'이 될 수 없었으며,
비교할 대상도 매우 적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에는 한계가 있었고,
기회마저 불평등했습니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은 채로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 프리드리히 니체

현대는 다릅니다.

인간에게 절대적인 선이나 악이 없어졌습니다.
신은 더 이상 없고, 인간은 모두 '평등'해졌습니다.

기회는 모두 '평등'한 것처럼 보이며,
사회는 내가 '무엇이든'될 수 있다고 합니다. (3장, 기대)

실제로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이야기는
성공하지 못하는 우리를 비웃는 것 같습니다. (4장, 능력주의)

내가 성공하지 못하는 건 모두 나의 탓처럼 느껴집니다.
더 노력했다면, 더 잠을 줄였다면, 성공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재능, 운, 글로벌 경제 상황 같은 외부 요인은 지나치게 과소평가 되고 있습니다. (5장, 불확실성)

불안 알아보기

결국 불안이라는 감정은 크게 2가지 카테고리로 쪼갤 수 있습니다.

  1.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구조적 문제
  2. 사회와 시스템이 가진 문제

그렇지만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인간인 건 그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인간은 그저 내던져진 존재'이죠.

이렇게 진화한 것은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일 테지만,
진화의 속도는 인류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와 규칙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만든 일종의 묵시적인 계약입니다.

현대 사회는 분명 더 정의롭고 효율적이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죠.

그렇지만 이걸 뒤집는 일은 정말 어렵고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그저 사회와 시스템 탓을 하거나
자신의 존재를 탓하는
허무주의의 늪에 빠지는 건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합니다.
더 나은 방향으로 두 팔을 걷고 나아가야합니다.

불안은 결국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믿음'의 문제이죠.

인정과 사랑이 있어야만, 내가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정체성(에고)과 위 같은 믿음이 강하게 결합되어 있을 수록
우리는 '불안'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불안과 동거하기

이제 우리는 불안할 때마다 직면할 수 있습니다.

왜 불안한지 알 수 있죠.

혹시 내가 인정과 사랑을 필요 이상으로 갈구하는 지,
혹은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건지,
인간이기에 느끼는 실존적 불안인 것인지

그 이유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습니다.

이제 불안을 다룰 수 있게 된겁니다.

다음 편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해법' 파트를 읽고
좋았다면 그걸 들고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