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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부터 1까지, 주니어 개발자의 사이드 프로젝트 회고

이 글은 주니어 개발자가 혼자 0부터 1까지 제품을 책임지며
기술보다 먼저 마주한 결정의 무게, 협업의 현실,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회고입니다.
PM 친구와의 협업, 아키텍처 설계의 한계, AI를 개발 프로세스에 편입시키는 실험을 거치며
더 나은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배운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최근 회사 프로젝트도 굉장히 바빴고,
와중에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시작하면서
정말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2026년에는 유독 일복이 넘치는 해입니다. 허허

이번 글은 그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짧게나마 회고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주니어 개발자가 혼자 0부터 1까지 만들면서 느낀
한계와 책임, 그리고 재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더 나은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이 경험을 한 번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프로젝트 시작

친구 중에는 PM이 있습니다.

어느 날, 함께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이 왔죠.

PM과 개발자, 단 둘이
작은 조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었습니다.

고객사가 있고, 페이가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두 명이서 한다니... 제가 상상하던 '해커'의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개발을 혼자 진행하기 때문에,
모든 기술적인 결정을 '혼자' 결정할 수 있었죠.

조금 어렵긴 하겠지만, 그리 큰 프로젝트도 아니니
혼자 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PM 친구와 한솥밥

친구끼리는 동업하는 거 아니다.

기대도 컸지만, 걱정도 있었습니다.
몇 없는 친구인데 괜히 싸우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지만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그 친구는 바이브 코딩을 꽤 능숙하게 활용해서,
개발 진행에 도움이 되는 순간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좋은 PM

이 친구는 스타트업에서 꽤 오랜 시간 PM으로 일을 해왔습니다.
놀 때만 봤지, 실제로 일하는 모습은 처음이었기에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매니징 능력이 출중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났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술(Linear)의 도입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적당한 속도와 온도로 프로젝트를 끌고 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업체 소통, 요구사항 정리, 프로젝트 관리 측면에서 매우 든든한 존재였죠.

바이브 코더와의 협업

그렇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바이브 코딩’의 한계라고 느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개발을 AI와 도구에 위임했던 부분이 있었고,
그만큼 구조와 맥락이 빠르게 쌓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개발 협업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코드를 함께 만들어간다기보다는
각자의 결과물을 합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개발 프로세스와 구조를 먼저 합의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Express보다는
Nest JS처럼 구조를 강제하는 프레임워크
협업에서 하나의 안전장치가 되었을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다음에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Nest JS + 모노레포 환경에서
바이브 코딩에 더 친화적인 구조로 시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합의
  • 모노레포 + Nest JS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PM 친구는 Notion과 Slack을 중심으로,
저는 Linear을 중심으로 소통하길 원했습니다.

각자 익숙한 도구가 달랐고,
그 차이가 곧 협업 방식의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그치만 Notion을 싫어하는 저로써는,
점점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고,

그 과정에서 이슈나 일정 공유에
약간의 단절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친구가 Linear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면서,
이 간극은 점점 메워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Linear와 Slack의 연동을 강화해,
이슈 생성이나 변경 시 Slack으로 자동 알림이 가도록
구조를 잡아볼 생각입니다.

PM과 실시간 소통이 더 원활해지고,
이슈 공유 부담이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개발 과정에서 추가/수정 되는 부분에 대해서
changelog.md 파일을 추가하여
데일리 스크럼을 반자동화 하는 방법 또한 고려 중입니다.

결국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에게 필요한 정보를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최대한 노력하지 않고, 최대한 자동화된 흐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 데일리 스크럼 반자동화
  • 이슈 알림 자동화

아키텍처, 거대한 벽

프론트엔드를 주로 해온 저에게는
인프라와 구조는 큰 약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초반 기획과 개발 계획 부분을 빠르게 넘기다보니
요구사항 분석이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개발을 진행하며 니즈와 실제 결과물 사이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인프라 구성과 구조적인 변경이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고,
여전히 많은 구조적인 결함이 보입니다.

원인은 결국
'경험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죠.

다음에는 요구 사항 분석과 개발 계획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의 압박 속에서 구조로 파생되는 일들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AI 워크플로우의 르네상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를 어떻게 써야 실제 생산성이 올라가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보안 덕분에 AI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다보니,
이 프로젝트에서는 물만난 고기처럼 정말 많이 사용했습니다.

단순히 코드를 대신 써주는 도구가 아니라,
AI를 개발 프로세스 안에 어떻게 편입시킬 수 있을지를
여러 방식으로 실험해봤습니다.

재미있는 시도들

밖에서도 코딩하기

Tailscale + SSH + 모바일 Termius 조합을 통해
외부에서도 Codex 같은 코드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외부에서 Codex와 같은 코드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명령을 내리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퇴근 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던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방법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휴대폰으로 컴퓨터 들고다니기

키보드도 귀찮으니, 말로 명령하기

Typeless라는 툴을 아시나요?

이제는 키보드도 치지 않습니다.
음성으로 말하면서 코드/문서/아이디어에 대해 프롬프트를 작성합니다.

모바일/Mac 환경 모두 지원이 되어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컨텍스트가 끊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꽤 큰 생산성 향상을 느꼈습니다.

활용도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결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흐음...

Skills로 명령 재사용하기

단순히 그때그때 AI에게 묻는 방식은 생산성이 낮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명령은 Skills로 만들 수 있죠.

계획, Git 관리, 아키텍처 검토, 코드 리뷰
같은 역할들을 Skills 로 정의하여 재사용했습니다.

반복 작업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다음 판단과 결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완벽주의와 제품

본업이 있는 개발자이다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선순위'는
굉장히 중요한 결정 사항이었습니다.

기술적 깔끔함과 완벽함고객 가치 사이에서
계속해서 고민을 했었죠.

완벽주의에 빠져 기술적인 부분에 매몰되다 보면,
MVP의 본질인 고객 가치를 놓칠 뻔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PM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술적인 완벽함을 위해
굴을 바고 들어가 있으면,
얼른 꺼내서 뺨을 한 대 쳐주곤 했죠.

이제는 기술과 고객 가치 사이에서 어느정도 균형을 잡는 나만의 기준이 생긴 것 같습니다.

무엇을 지금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뤄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해졌습니다.

개인의 삶에서의 성장

와... 일이 너무 많다보니까,
우울할 틈이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과 삶의 밀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가고,
책을 읽고,
필사도 하고,
7시간을 자고,
친구를 만났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이렇게 살다 보니,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며 살았는지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아마 이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더 알차고 재미있게 시간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품을 만드는 경험이기도 했지만,
제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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